“1등 하면 200만원 게임기 사달라던 아들, 진짜 1등 했는데 사줘야 할까요?”

By 이서현

아들과 한 약속 때문에 고민 중인 엄마의 사연에 누리꾼들이 한마음으로 약속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등 해 온 아이한테 선물 사줄 돈이 없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사연에 따르면 중학생 아들을 둔 글쓴이 A씨는 공부를 열심히 해버린(?) 아들 때문에 고민 아닌 고민에 빠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카트’

A씨는 평소 아들과 사이가 좋아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었다.

그러다 아들이 200만원 짜리 게임기를 무척 갖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고민한다는 걸 알게 됐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사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비싼 게임기가 왜 필요한가 싶기도 하고 또 빚을 갚느라 돈도 없는 상황이었다.

A씨가 공부를 좀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을 비치자 아들이 한 가지를 제안했다.

반에서 1등을 해오면 선물로 게임기를 사달라는 것.

28명인 반에서 20등 정도로 공부를 잘하지 못했고, 평소 관심도 없던 아들이었기에 A씨는 알겠다고 답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그런데 아들이 진짜로 반에서 1등을 하고, 전교 200여 명 중에서 7등을 했다.

아들이 공부에 소질이 있다는 것도 이번 기회에 담임선생님과 통화하면서 알게됐다.

A씨는 “그런데 기쁘다가도 200만원 짜리 선물을 선뜻 사 줄 돈이 없어서 고민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다”고 털어놨다.

우선 아들에게는 하반기 여름 방학 중에 사준다고 약속을 미룬 상태다.

A씨는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이 의욕이랑 믿음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일이 되겠죠? 어떻게 해서라도 사주는 게 맞는 건지”라며 의견을 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카트’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동단결해 “알바를 뛰거나 빚을 내서라도 게임기는 꼭 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금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평생 아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걸 가장 크게 염려했다.

몇몇 누리꾼은 “우리 남편도 초딩때 자전거 사준다는 말에 1등 했다가 스르륵 넘어간 어머니에게 실망해서 30대인 지금도 이야기한다” “저희 아버지가 곧 환갑이신데 송사리 잡으면 짜장면 사준다던 할아버지가 약속 안지켰다고 아직도 속상해한다” 등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상처받은 주변 사람들의 일화도 공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댓글을 확인한 A씨는 “저도 머리로는 당연히 사줘야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궁리를 했던 것 같다. 혼자 얘를 키우고 있고 이자 갚는데도 힘들어서 밤낮으로 투잡을 뛰고 있는 상태라 더 빚을 지거나 빌릴 생각조차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도 이런 상황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줄거라 믿었고…근데 그건 제 생각이지 제가 아이였어도 서운하고 배신감이 들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