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걸려 고개 90도 꺾였던 이봉주, 병마 이겨내고 2년 만에 달렸다 (영상)

By 이현주

희귀 질환과 싸우고 있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2년 만에 달렸다.

허리를 숙인 채 뛰고 걷기를 반복했지만, 속도도 거리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봉주는 28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1.2km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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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는 이날 허리를 숙인 채 막판 400m 트랙을 세 바퀴 돌았다.

그의 곁에는 팬들이 눈물을 흘리며 함께 달렸다.

비록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부축을 받았지만, 이봉주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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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 7분 20초로 한국 기록을 작성했다.

당시 기록은 지금도 한국 최고 기록이다.

그는 현역 생활 중 총 41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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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근육긴장 이상증’을 앓기 시작했다.

근육긴장 이상증은 근육이 제멋대로 비틀어지고 원인 불명의 허리 경련과 통증을 유발한다.

지난 3월 방송에 출연한 이봉주의 목은 90도로 꺾여 있었고,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했다.

지난해 6월 수술을 받고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허리를 숙인 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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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봉주는 “‘근육긴장 이상증’이 발병한 지난해 1월 이후 2년 만에 이렇게 긴 거리를 달렸다”라며 “오늘은 다시 태어난 날”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오랜만에 긴 거리를 달리니, 허리와 골반 등에 통증을 느꼈다. 그래도 세 바퀴만은 완주하고 싶었다”라며 “함께 뛰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내년에도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뛸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내년에는 내가 여러분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