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에 갈 일이 있어서 열차표를 예매하려고 하면 전 좌석 모두 매진된 걸 본 적 있을 것이다.
고속철도를 자주 타는 승객들은 대부분 이런 경험이 있다.
표를 끊은 사람이 많아서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3일 SBS 뉴스는 SRT 운영사 SR이 최근 5년간 환불자 명단을 뽑아본 결과, 표를 18억 7천만 원어치 샀다가 나중에 전부 환불한 사람이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매달 표를 몇백 장씩 샀다가 다음 달에 취소하는 식이었다.
특히 설을 코앞에 둔 1월과 휴가가 시작되는 6, 7월 그리고 여행객이 몰리는 연말에 몇천만 원어치를 끊었다 환불했다.
이런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올해도 8월까지 억 단위로 표를 사놓고 전액 취소한 사람들만 1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불 처리된 표는 무려 7만 5천 장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카드사에서 포인트나 현금으로 돌려받는 돈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사들이 고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 쓴 돈의 일부를 무제한으로 돌려주는 상품을 만들었는데, 이걸 최대한 이용한 것이다.
출발 이틀 전에만 취소하면 수수료가 없어서 이런 악성 고객들이 생겨난 걸로 풀이된다.
SR 관계자는 “시스템적으로 파악은 하고 있었지만 사실 초창기이다 보니까 운영을 못 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자기만 혜택을 보겠다는 얌체족도 문제지만, 이를 걸러내지 못한 예약 시스템 개선도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