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돈 다발” 시민의 엄청난 눈썰미로 붙잡힌 보이스피싱 수거책

By 연유선

경기도 광주에서 한 시민의 눈썰미 덕분에 현장에서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검거할 수 있었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경기 광주경찰서는 사기 및 사기방조 혐의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를 검거하는 데는 체포 현장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던 시민 B씨의 활약이 컸다.

경기남부경찰

사건은 지난 7월 15일 낮 12시30분쯤 경기 광주시 곤지암터미널 근처에서 발생했다.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던 B씨는 한 남성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골목에 도착한 뒤 같은 자리를 지키며 수십 분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던 것을 목격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B씨는 남성이 잠깐 자리를 뜬 사이 휠체어 뒷좌석을 확인했다. 뒷좌석에는 은행 종이봉투에 현금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경기남부경찰

B씨는 200m 거리에 있던 곤지암 파출소에 직접 방문해 이 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마치고 가게로 돌아가던 B씨는 때마침 모자를 눌러 쓴 현금수거책 A씨가 전동 휠체어를 타고 왔던 남성에게 다가가 현금 봉투를 받아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B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모자를 쓴 사람이 보이스피싱범”이라고 알렸고, A씨는 현장에서 바로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

피해자는 장애가 있는 60대 남성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코로나19 긴급 지원 대출을 해 주겠다”며 “지원금을 받기 위해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A씨에게 현금을 건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달 초 A씨를 사기방조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남부경찰

B씨는 “요즘 현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현찰을 그렇게 많이 들고 다니는 게 좀 (이상했다)”며 “순간적으로 (보이스피싱이라는) 느낌이 딱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매체에서 (보이스피싱) 사례를 많이 접해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서 신고하게 됐다”며 “혼자 사는 분들을 위해 주변에서 잘 살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피해 금액 1500만원은 모두 피해자에게 돌아갔다. 경찰은 B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신고 보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