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가 안 돼요. 낮에 충분히 해도 되는데, 왜 우리를 밤에 이 일을 시키는지…”
한 환경미화원의 호소다.
정말 쓰레기는 왜 밤에 치워야 하는 걸까.
최근 MBC 뉴스는 야간근무를 하느라 낮밤이 바뀐 삶을 사는 환경미화원의 모습을 조명했다.
1980년대, 승용차가 늘어나 청소차 운행이 어려워지면서 환경미화원들은 밤거리로 내몰렸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깨끗한 거리를 보여줘야 한다는 이유도 더해졌다.
이후 환경미화원들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늘었다.
어두운 골목에서 날카로운 쓰레기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찔리거나 베이는 일은 일상이 됐다.
2016년부터 2019년 634명의 환경미화원이 베임이나 찔림 사고를 당했다.
최근 5년간 8백 명이 추락사고나 교통사고를 당해 뼈가 부러졌다.
차도까지 내려와 일하느라 음주운전이나 신호위반 차량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작년 12월에도 서울 중랑구와 강북구에서 환경미화원이 잇따라 차에 치여 숨졌다.
이에 정부는 2020년부터 낮에 쓰레기 수거작업을 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처럼, 일부만 예외로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과 부산, 대전 등 인구가 많은 대도시 지역은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가운데, 낮 근무는 단 2곳뿐이다.
교통에 방해가 되거나 주민들이 싫어한다는 게 이유다.
종량제 봉투에도 저녁에 쓰레기를 내놓으라고 적혀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 햇살을 받으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의 환경미화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보통의 공무원처럼 일했다.
한낮 쓰레기 수거가 일상적인 이곳에서는 주민들은 딱히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 연수구가 2020년 2월부터 생활폐기물 주간 수거제를 도입했다.
연수구 주민들은 쾌적성 개선과 야간 소음 감소 등에서 주간 수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환경미화원들도 작업 여건이 훨씬 나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에는 ‘장사를 해야 되는데 왜 안 치웠냐’라며 불평하던 상인들도 점점 이해하면서 이젠 낮 청소가 자리를 잡았다.
연수구의 한 상인은 “야간에 하시든, 주간에 하시든 별 차이 없고 그래요. 그분들 밤에 하면 힘들고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침을 만든 지 2년이 지나서야 이행 상황을 점검했고, 그 결과는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