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곰 쓸개) 채취용으로 사육되던 반달가슴곰이 한 고등학교 교사의 적극적인 요청과 후원으로 구조된 사연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 동물보호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강원 화천군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하던 반달가슴곰마지막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사육곰 구조 비용과 구조 후 보호 비용까지 모두 부담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요청해 이뤄졌다.
이 교사는 처음에는 북극곰을 돕기 위해 돈을 모았는데, 사육곰의 비극적인 현실을 알게 되면서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농가 소유주 역시 환경부에서 공영 보호시설을 짓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지막 남은 사육곰은 도축하지 않겠다며 이들 단체와 원만한 협의 과정을 거치는 등 구조에 협조했다.
구조된 곰은 후원자의 이름을 딴 ‘주영이’라는 이름으로 군 내 동물단체 자체 보호시설에서 새 삶을 살게 됐다.
화천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사육곰 농장이 폐쇄됨으로써 전국 사육곰 농장은 총 18개로 줄었다.
2021년부터 단체 두 곳이 구조한 사육곰은 총 17마리다. 현재 구조된 사육곰 17마리는 자체 보호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다.
최인수 카라 활동가는 “이번 구조로 군에서 사육곰이 완전히 사라진 점은 의미가 크지만, 아직 전국에는 300마리에 가까운 곰들이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다”라며 “지난해 정부와 사육곰 농가, 동물단체가 모여 사육곰 산업을 끝내고 남아있는 사육곰을 보호하기로 협약했으며 이에 발맞춰 국회와 환경부에서 관련법과 보호시설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태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도 “정부의 공영 사육곰 보호시설이 완공돼도 현재 남아있는 사육곰들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갈 곳이 없고, 보호시설의 운영 주체에 따라 복지 수준도 달라질 수 있어 민간에서도 자체적으로 보호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우리 단체의 보호시설도 완전한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사육곰들을 구조하고 복지 향상을 위해 나날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