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이 21일부로 중단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출근길에 1층 로비에서 하던 도어스테핑을 건너뛰고 바로 집무실로 올라갔다.
대통령실은 최근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에서 벌어진 공개 설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MBC 기자와 대통령실 간 고성이 오갔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에게 항의한 MBC 기자를 언급하며 “언론자유는 반드시 존중돼야 하지만 기자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예의도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때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소리 지르고 비서관과 고성으로 싸운 MBC 기자는 대통령이 얘기할 때 팔짱을 끼고 슬리퍼 차림이었다”며 “팔짱이야 잘 안 보이는 뒤쪽에 있으니 낄 수 있지만 슬리퍼를 신고 온 건 너무 무례한 거 아닌가”라며 관련 사진도 함께 올렸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과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홍 시장은 21일 오전 SNS를 통해 “오늘 대통령실에서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을 한 조치는 때늦은 감은 있지만 참 잘한 결정”이라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의 국정능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거지만, 파이널 디시즌(final decision, 최종 결정)을 하는 대통령이 매일 같이 결론을 미리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도어스테핑의 가치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결이 좀 다른 입장을 내놨다.
홍 시장은 “국민과 가까워지려는 대통령의 뜻은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마음 졸이며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며 “대통령의 말씀은 태산같이 무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6년 정계에 입문한 정치 대선배로서 그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지켜보는 것이 다소 불안했다는 뉘앙스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으로 전임 대통령들은 시도하지 않았던 형식으로 주목받았다.
취임 후 꾸준히 이어졌던 도어스테핑은 지난 주말, 경호상의 이유로 대통령실 1층 로비에 나무 합판 가림벽이 설치되면서 막을 내렸다.
대통령실은 출근길 문답의 취지를 살릴 방안이 마련되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