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8강 탈락 직후 포르투갈 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장문의 소감문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은퇴 관련 언급은 없지만, 월드컵 우승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호날두는 11일(현지시각) SNS에 올린 글에서 “포르투갈과 함께 월드컵 우승을 이루는 건 내 축구 이력을 통틀어 가장 크고 야심찬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투갈을 비롯해 많은 국제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포르투갈 이름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발에 올리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었다”고 강조했다.
호날두는 “우승을 위해, 꿈을 위해 싸웠다. 지난 16년간 5번의 월드컵 도전에 항상 훌륭한 선수들이 있었고 수백만 포르투갈인들의 응원을 받았다. 나는 그걸 통해 내 모든 것을 바쳤다”고 월드컵 무대에서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슬프게도 어제 그 꿈이 끝났다”면서 “말도 많았고 온갖 추측도 많았지만, 포르투갈에 대한 나의 헌신은 단 한순간도 변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호날두는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의 목표를 위해 함께 싸웠다”면서 “동료와 조국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포르투갈에게, 그리고 카타르에게 고맙다. 내 꿈이 이어지는 동안 행복했다”고 썼다. 호날두는 대회 기간 중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대표팀 감독과 불화를 빚었고, 16강전과 8강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포르투갈은 이날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호날두는 팀이 0대1로 지고 있던 후반 6분 투입됐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후 호날두가 곧장 라커룸으로 향하며 눈물을 펑펑 흘리는 모습이 TV 생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포르투갈은 16년만의 4강 진출을 이루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호날두가 올린 글에 2,080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는 “우리를 웃게 해줘 고맙네 친구”라는 글로 위로했다. 4강에 오른 프랑스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도 왕관과 두 손을 모은 이모티콘 등으로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