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방사선병 치료제를 최근 대량으로 구매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는 암젠의 급성방사선증후군(ARS) 치료제 ‘엔플레이트’를 2억9000만 달러(약 4100억원)어치 구매했다고 밝혔다.
미 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핵 비상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군 동원령을 전격 발동하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 대한 합병 선언한 그는 이들 지역이 러시아 영토가 됐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킬 것”이라고 핵무기 사용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방사선병 치료제 구입 발표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뤄졌다.
다만 미국 복지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엔플레인트를 구매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서 치료제 비축은 과거부터 해 왔다”고 말했다.
‘방사선병’이라고도 불리는 ARS는 고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장기에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는 병으로,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 경우 잠복기를 거치며 림프구·혈소판 등이 파괴되는데, 엔플레이트는 여기서 혈소판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ITP) 치료제다.
미국 정부가 이 치료제를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과 관련해 “아마겟돈(Armageddon·종말적 대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상황이 지금 이런 길로 계속해서 간다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처음으로 우리에게 핵무기 사용의 직접적 위협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이 농담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말과 함께 ‘아마겟돈’을 언급했다.
이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 측도 대응하면서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으니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러시아에는 약 2000개의 전술핵무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