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야심 차게 준비한 합병선언 기념 행사에 참가자 대부분이 강제 동원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국제사회의 규탄에도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지 4곳에 대한 합병을 공식 선포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5%나 되는 포르투갈 크기만 한 지역이 러시아에 불법 병합된 것.
이날, 러시아는 병합 대상 점령지 중 한 곳인 자포리자로 진입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 차량들을 미사일로 공격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몇 시간 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는 화려한 합병 축하 콘서트가 열렸다.
푸틴 대통령은 점령지 4개 지역의 친러시아 수장 4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합병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승리는 우리 군인과 돈바스 민병대 등이 이룬 것이다”라며 그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로 3번 연속 ‘만세’를 외쳤다.
하지만 중계 카메라와 외신 기자들의 카메라에는 이에 호응하지 않는 무표정한 관중들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매체는 “이들 중 상당수는 강제로 동원됐다”면서 “일부는 800루블(약 2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참석했다”고 전했다.
그 증거로 붉은광장 근처에 수십 대의 버스가 주차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BBC도 이번 행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기획됐다고 전했다.
행사장을 찾은 BBC 기자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지도, 손뼉을 치지도 않아 축하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또 일부 참석자들은 무슨 행사인지도 모르고 있었고, 왜 왔는지 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1200만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명품 재킷을 입고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1700만원짜리 패딩과 380만원짜리 흰색 목폴라 니트를 입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해당 브랜드는 “러시아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1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의 합병 선언 하루 만에 합병된 루한스크주 북쪽 관문 도시인 리만 탈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