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버지의 간절한 부탁에 처음 본 남매 데리고 국경 넘은 우크라이나 여성

By 김우성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버지의 부탁으로 처음 본 남매를 데리고 국경을 넘은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탈리야 아브레예바(58)는 국경에서 처음 만난 남매와 함께 헝가리로 향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헝가리 쪽 국경 초소에 마련된 난민 텐트 근처에서 아이들의 엄마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사실 나탈리야가 아이들을 챙길 이유는 없었다. 그들은 전쟁이 나기 전까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지나기 직전, 서부의 어느 마을에서 왔다는 남성을 만났다. 남성의 품에는 어린 딸이 안겨 있었고, 아들은 두려운 듯 남성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남성은 제발 자신의 아이들을 헝가리로 데려가 달라고 사정했다. 아이들의 엄마가 이탈리아에서 헝가리로 오는 중이라고 했다.

국가총동원이 내려져 자신은 국경을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18세부터 60세까지 우크라이나의 모든 남성은 우크라이나에 남아야만 했다.

나탈리야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아이들을 차에 태웠다.

그녀 역시 두 자녀를 둔 엄마였다. 경찰과 간호사인 그녀의 자녀들은 나라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남았다.

나탈리야는 “아이의 아빠가 나를 믿고 두 아이를 내게 맡겼다”며 “아이들이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여권을 내게 줬다”고 말했다.

무사히 국경을 넘어간 나탈리야와 남매는 난민 텐트 근처에서 아이들의 엄마를 기다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다행히 곧 아이들의 엄마가 도착했고, 나탈리야의 도움 덕에 아이들은 무사히 엄마를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의 엄마는 몇 번이고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채 눈물을 흘렸다.

한편 러시아는 포격과 장갑차는 물론, 미사일까지 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잇따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위협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