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보기 드문 일이지만, 본래 민족 대명절인 설에는 가족이 다 함께 목욕탕에 가서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 연례행사였다.
정성껏 묵은 때를 밀어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때 밀기’에 관한 내용이 재조명됐는데, 해당 게시글에서는 과거 방송됐던 KBS ‘생로병사의 비밀’ 569회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날 ‘명의 클리닉’ 코너에서는 ‘때를 밀어도 될까?’라는 주제로 서울대병원 피부과학실험실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서울대 연구팀에 따르면 ‘때를 밀지 않았을 때’와 ‘때를 밀었을 때’를 비교해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때를 밀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피부의 산성도가 ‘알칼리성’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피부는 원래 산성도 4~5 정도의 약산성을 유지하고 있어야 건강한데, 피부의 산도가 알칼리화될수록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아토피를 악화시키거나 습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방송에서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에 존재하는 모든 효소는 산성도 5에서 최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면서 “산성도가 알칼리 쪽으로 바뀌게 되면 피부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지질을 만드는 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질은 각질층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다. 각질층은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각질 형성 세포)가 죽어서 생기는 것인데, 각질 형성 세포가 죽는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의 작용도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또 연구팀은 때 밀기가 항균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때를 밀었을 때 피부에서 세균이 더 많이 검출됐다.
‘피부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각질층은 없애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보호해야 하는 피부의 방호복이라고 방송에서는 강조했다.
연구팀은 “온탕욕은 38도 이하의 따뜻한 물에서 15분 이내로 끝내는 게 좋고, 피부에 자극을 주는 거친 수건 대신 거품을 내어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해당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알고 있지만, 한 번 중독되면 끊을 수 없다”, “계속 나오는 걸 어떻게 안 미냐”, “하지만 너무 시원한 걸요”, “전문가가 하지 말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안 밀면 안 나오더라”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