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부산시가 후원해서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3일 JTBC 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부산시 등이 후원하고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가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일본식 건물에서 촬영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영상을 살펴보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영상의 배경이다.
영상이 촬영된 장소가 전통 한옥이 아닌 일본식 건물이었던 것.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2층짜리 적산가옥이다.
특히 이곳은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기생이 활동하던 ‘요정’이다.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이긴 하지만, 일본식 건물이란 점 때문에 한복을 홍보하는 장소로 부적절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JTBC와 인터뷰에서 “한복을 세계인들에게 알림에 있어서 이런 일본의 적산가옥에서 영상을 촬영했다는 점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자신의 SNS에도 “안 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 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는 JTBC에 “(적산가옥도) 우리 문화의 일부고, 이런 곳에서도 한복이 더 빛났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업을 주관한 문체부는 “(한복지역거점지원 사업) 예산만 내려주고 결과물은 따로 보고받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