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한국 최전방 부대에 투입됐던 영국인 참전용사가 한 말이다.
6·25 영국 참전용사 앨런 가이, 9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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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0년 전인 1953년 1월에 참전해 최전방 부대를 돌며 전염병 예방법 등을 교육했다.
또 지난 20년간 영국참전용사협회의 연락관으로 일하면서, 영국에서 6·25전쟁의 인식을 높이는 데에 힘쓰고 있다.
최근 그는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에 출연해 당시를 떠올리며 “대한민국은 건물 형태조차 알아볼 수 없는 폐허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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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고통받는 현실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가 전쟁이 끝나고 영국으로 돌아갔을 때 환영 행사는커녕, 집으로 가는 차편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결국 8km 거리를 걸어서 귀가했다고.
하지만 한국은 달랐다. 재방한 프로그램으로 자신을 초청해 ‘귀빈’으로 환대했다며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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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앨런 가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있다는 걸 알아주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면서 “참전용사들을 위해 해주신 모든 것에 감사하다.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자녀와 손주를 위해서까지 노력해주신 덕분에, 앞으로도 오래 기억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