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한령’을 유지하며 국내 인기 영화와 드라마 진출을 막고 있는 가운데, 정작 현지에서는 한국 작품을 활용한 콘텐츠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는 중국 영화 ‘두싱웨추'(独行月球)가 개봉 10일 만에 3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아 3억 달러(한화 약 3924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싱웨추’는 소행성 충돌로 지구 인류가 멸망한 뒤 달에 홀로 남은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를 담은 SF코미디다.
중국 제작사가 정식으로 IP와 판권을 사들여 제작한 작품으로 원작은 2016년 조석 작가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문유’이다.
그러나 ‘두싱웨추’는 국내 웹툰이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된 첫 사례지만, 포스터 어디에도 한국 만화가 원작이라고 표시되지 않았다.
이 영화를 본 대다수의 중국인 관객들도 두싱웨추의 원작이 한국 만화인 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 2016년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 이후 한국 영화·드라마·게임 등의 콘텐츠의 수입을 허락하지 않는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 드라마가 잇따라 방영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한한령이 없어졌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9~2022년 중국 리메이크 드라마의 해외 원작 중 한국 드라마가 5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한령 속에 중국은,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며 열광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