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 방문 요청에 윤석열 대통령이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역으로 “시 주석의 방한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취임 축하사절단으로 방한한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은 10일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윤)대통령이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고 초청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 부주석은 사실상의 중국 내 권력 2인자로 불린다.
앞서 시 주석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을 공언해 왔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이후 한국을 찾지 않고 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2차례나 방중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간 정상 간 교차 방문 관례상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져야 할 차례로 여겨 왔다.
중국 역시 시 주석의 방한 의지를 피력해왔고, 2020년 방한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도 “한국은 시 주석이 가장 먼저 방문할 나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축하사절단을 통해 오히려 윤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외교적 결례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의 결정에는 코로나19 확산과 시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20차 당대회 때문에 사실상 방한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한미동맹을 경계하기 위한 제스처도 포함됐다고 풀이했다.
실제 왕 부주석은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의식한 듯 “민감한 문제의 타당한 처리”를 요구하며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민감한 문제’란 중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 갈등을 두고 한국에 경고음을 보낼 때 써 온 표현이다.
왕 부주석의 예방 직후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방중 초청에 사의를 표하면서 ‘시 주석의 방한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상호주의에 따라 이번에는 시 주석이 방한할 차례라는 걸 에둘러 지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