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은 출산 파업 중” 한국의 낮은 출산율 조명한 BBC

By 이서현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주요 외신도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영국 BBC가 우리나라 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저출산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BBC는 25일(현지 시각)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한국은 또다시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한 것은 물론,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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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600명이다.

1년 전보다 1만1800명(4.3%) 줄었으며,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으로, 전년(0.84명)보다 줄었으며 6년 연속 하락했다.

BBC는 한 국가가 이주 없이 인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부부당 최소 2명의 자녀를 낳아야 하는데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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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한국의 출산율이 눈에 띄게 추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BBC는 출산과 육아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원인으로 꼽으며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천문학적인 주거비용에 허덕인다”라고 분석했다.

tvN 드라마 ‘미생’

또 다른 이유로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도 들었다.

BBC는 “한국의 여성들은 교육 수준이 높지만, 한국은 부유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높은 국가”라며 “한국에서 가사와 육아의 대부분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며, 여성은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거나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직업을 갖는 것과 가족을 이루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라며 “그들은 점점 자신의 경력을 희생하지 않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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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국의 정치인들이 출산율을 높이려고 큰 비용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BC 기사는 한 한국 여성이 전한 말로 끝을 맺었다.

“우리는 출산 파업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