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세계 최고의 매운맛을 위해 품종 개량에 몰두해온 미국의 농부가 자신이 만든 고추를 기네스북에 등재하는 데 성공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에드 커리가 개발한 신종 고추 ‘페퍼 X’는 종전 가장 매운 고추였던 ‘캐롤라이나 리퍼’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에 등극했다. 캐롤라이나 리퍼 역시 커리가 만든 품종이다.
이번에 개발된 페퍼 X는 녹황색의 씹으면 씹을수록 흙냄새가 나는 고추라고 한다.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SHU)는 무려 269만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추를 통째로 먹은 사람은 아직 단 5명 밖에 없다고 한다.
캐롤라이나 리퍼의 경우 스코빌 지수가 164만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매운 라면인 불닭볶음면의 스코빌 지수는 4400, 틈새라면의 경우 9400이다.
커리는 자신이 페퍼 X를 처음 맛봤을 때 “심장을 따뜻하게 하는 것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페퍼 X를 통째로 먹은 뒤 몸의 열기가 3시간 반 넘게 지속됐으며 그 다음엔 경련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는 “끔찍한 경련이었다. 나는 고통 속에 신음하며 빗속에서 1시간 반 동안 대리석 바닥에 납작 누워 있었다”라고 말했다.
커리는 “사람들이 지난 10년 동안 캐롤라이나 리퍼를 훔치려고 했다. 그들 중에는 일부 대기업도 있었다”라며 “페퍼 X의 꼬투리와 고추 씨앗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을 얻어 페퍼 X를 더욱 강력하게 보호할 예정이다.
그는 페퍼 X의 기네스북 등재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가 되도록 농장에서 들인 모든 시간과 노력이 이제 검증됐다”라며 “지금 얼마나 흥분되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