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은 튀르키예 다리를 “지진 버틴 우리 기술력” 거짓 자랑했다가 망신 당한 중국

By 이현주

‘중국이 튀르키예에 건설한 다리가 지진을 견뎌냈다. #중국기술’

중국의 한 고위급 외교관이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튀르키예에 자신들이 만든 다리가 지진에도 잘 버텼다고 자랑했는데, 사실 해당 다리는 한국 건설사가 만든 거였다.

튀르키예 차나칼레대교 전경 | JTBC 뉴스

지난 13일(현지 시각) 메이팡 장 주북아일랜드 중국대사관 총영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차나칼레 대교가 담긴 게시물을 게재하며 “중국이 튀르키예에서 건설한 다리가 지진을 견뎌냈다”라고 주장했다.

게시물에는 ‘중국기술(Chinatech)’이라는 해시태그도 달렸다.

그러나 중국 외교관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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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칼레 대교는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와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가 2017년 튀르키예 정부로부터 공동 수주했다.

대교는 2018년 4월 착공해 48개월간 공사를 거쳐 지난해 3월 개통됐다.

특히 튀르키예 내에서 발생한 강진을 견뎠다는 설명조차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차나칼레 대교는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발생한 이번 강진의 진앙지와는 10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지진 피해가 없는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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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같은 날 주프랑스 중국대사관 공식 트위터에도 공유되면서 문제를 낳고 있다.

주프랑스 중국대사관은 프랑스어로 “중국이 튀르키예에 건설한 현수교가 지진을 견뎌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중국 게시물은 재난 상황에 거짓 정보로 자국의 기술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14일 오전 장메이팡 총영사의 트위터에는 해당 게시물이 삭제됐다.

다만 주프랑스 중국대사관 트위터에는 아직 게시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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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차나칼레 대교는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제국의 동맹국으로 참전한 오스만 제국이 갈리폴리 반도에 상륙한 연합군을 물리친 갈리폴리 전투를 기리기 위해 건설된 것이다.

총길이가 3563m로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인 주경간장이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다.

차나칼레 대교 주탑 역시 에펠탑(320m), 일본 도쿄타워(333m)를 뛰어넘는 334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