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여기가 미국이었던가?(Wait, Is This America?’)’
위 문구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10일 주말판 신문 1면에 최근 한국의 팁 문제를 보도한 기사의 제목 중 일부다.
WSJ은 “한국은 미국식 치즈버거와 신부 축하 파티, 시트콤은 좋아하면서도 미국식 팁 문화에 대해서는 애정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최근 한국판 우버(카카오T)에 팁을 주는 옵션이 생겨나면서 갑작스러운 도전에 맞닥뜨렸다”고 전했다.
카카오T가 지난 7월부터 승차 거부 없이 운영되는 카카오T블루에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승객은 카카오 택시 이용 후 기사에게 최고 점수인 별 다섯 개를 준 경우 1000원, 1500원, 2000원 중 원하는 팁 액수를 선택해 결재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폰 화면 창을 보게 된다.
WSJ은 한국 온라인에서 “여기가 미국이냐” “지금은 좋은 뜻으로 팁을 줄지 모르겠지만 나중엔 승객들에게 압박으로 돌아올 것” 등 택시 팁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택시뿐만 아니라 식당과 빵집에서도 슬금슬금 팁 문화가 나타나면서 한국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한 유명 제과점의 경우 계산대에 팁을 담는 통을 두었다가 온라인 등에서 강한 비판을 받은 뒤 팁 통을 없앴다는 사실도 전했다.
특히 식당의 경우 손님뿐만 아니라 식당 주인도 팁 문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 주점 업주는 “많이 먹으면 그만큼 팁을 많이 내게 된다는 의미가 되는데, 팁을 주게 되면 술 판매량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WSJ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WSJ은 한국의 팁 문화를 꼬집기를 그치지 않았다.
서울의 고급 일식당 한 곳을 예로 들며 “프라이빗 룸’으로 된 이곳에서 손님들은 코스 요리가 시작될 때 동료들 앞에서 과시하듯 종업원에게 1만원을 건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식당 팁이 서비스 만족의 표시가 아닌 과시용으로 변질하는 한국의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