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에서 27평짜리 집 한 채를 사려면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을 26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보다 소득 대비 높은 집값을 자랑하는 나라는 10개국뿐이며, 그중 우리가 주요국 또는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곳은 없었다.
15일 세계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나라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rice to Income Ratio, PIR)은 26.0배로 조사 대상 세계 107개국 중 11위를 기록했다.
PIR은 연평균소득을 반영한 특정 지역 또는 국가 평균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중위 사이즈인 90㎡(27평) 주택 가격을 가계의 평균 순가처분소득액으로 나눠서 구한다. 예컨대 PIR이 10이라는 것은 10년 동안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PIR은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10.3배), 이탈리아(9.7배), 스페인(7.8배)을 크게 상회했으며 심지어는 우리와 같은 아시아 국가이면서 높은 인구 밀집으로 유명한 대만(20.1배), 싱가포르(15.5배)를 가뿐히 제쳤다.
올해를 기준으로 오로지 10개국만이 한국 위에 있었는데, 이들 국가는 △시리아(86.7배) △가나(78.6배) △홍콩(44.9배) △스리랑카(40.8배) △중국(34.6배) △네팔(32.8배) △캄보디아(32.5배) △필리핀(30.1배) △나이지리아(28.2배) △에티오피아(26.4배) 등이었다.
주택수익비율(Price to Rent Ratio, PRR)은 도심 기준 115.1배로 세계 주요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전·월세에 비해 주택 매매 가격에 얼마나 거품이 끼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집값이 고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 14일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게 주택가격이 고평가돼 있다. 새로 결혼하는 부부가 ‘영끌‘을 하거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