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자신을 지독히도 괴롭혔던 학교폭력 가해자를 채용 면접을 하는 과정에서 다시 마주쳤다는 4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학창 시절 날 괴롭혔던 인간이 오늘 면접을 보러 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현재 40대 중반에 들어선 작성자 A씨는 젊은 시절 시작한 화물 일이 잘 풀려 11대가량의 화물차를 운용하는 법인의 대표가 됐다.
그는 최근 새 화물차 기사를 뽑으려 공고를 올렸고, 지원자 면접을 진행하던 중 B씨와 마주치게 됐다.
B씨의 얼굴이 눈에 익어 신분증과 면허증을 달라고 하니, 그가 알던 사람이었던 것.
B씨 무리는 과거 중학생 시절 A씨의 돈과 물건을 빼앗으며 괴롭혔던 학교폭력 가해자였다.
이들은 A씨와 다른 친구에게 서로 뺨을 때리게 하고 싸움을 붙였으며, 참새나 개구리를 잡아 와 커터칼을 손에 쥐여주며 끔찍한 행위를 시켰다.
1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던 A씨는 참다못해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선생님은 작은 동네라는 걸 강조하며 화해 아닌 화해를 시켰다.
이후 B씨의 괴롭힘은 더 심해졌고, A씨는 공책에 B씨 등 가해자들 이름을 적어놓고 농약을 마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A씨는 개명하고 다른 시의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 뒤로는 가해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B씨도 A씨가 그때 괴롭혔던 친구였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
떨리는 손으로 신분증을 확인한 A씨는 “혹시 XX중학교 다니지 않았느냐?”라며 개명전 자신의 이름을 알려줬다.
한동안 A씨의 명함만 쳐다보던 B씨는 “아…몰라봤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A씨는 “내가 일일히 설명하는 것도 웃기다. 너도 대충 짐작하겠지만 나는 너를 채용할 수가 없다. 이해해라”고 했다.
B씨는 “무슨 말인지 알겠다”라며 일어섰고, 면접은 10분도 되지 않아 끝이 났다.
서류를 보니 결혼해 7살 아들을 둔 B씨는 작년 대형먼허 등을 취득해 이제 갓 화물 일을 시작한 모양이었다.
A씨는 바른 자세로 수그리고 있던 B씨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가끔 학교폭력 뉴스를 접할 때면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한 이유가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했던 시간도 떠올렸다.
A씨는 “그런데 오늘 20여 년 만에 이 인간을 마주하고 순간 아무 말도 못하고 심장은 미칠 듯이 뛰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저를 보면서 어디에라도 토해내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서 글을 남긴다”라며 “나는 니가 정말 불행했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해당 사연은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누리꾼들은 “이럴 때 갑질하는 겁니다” “학폭 안 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치가 떨립니다” “공감 100배 되는 글” “최고의 복수” “잘 살아 내셨어요” “이래서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는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