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마세요, 선생님” 이태원 투입 다음 날 취객에게 맞아 크게 다친 소방관

By 이현주

‘구해달라’라는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관 2명이 되레 배를 걷어차이고 머리채를 붙잡힌 일이 벌어졌다.

견디다 못한 소방관들은 주민에게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JTBC 뉴스

충격을 받은 소방관들은 9일째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해당 소방관들은 사건 전날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JTBC 뉴스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했다.

폭행 사건은 지난 1일 저녁 7시 20분쯤 경기도 고양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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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소방서 소방관 2명은 “숨쉬기 힘들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모 부대 소속 부사관 A씨를 만났다.

그런데 A씨는 다짜고짜 소방관의 목을 졸랐다.

놀란 소방관은 “하지 마세요. 선생님 폭행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10분가량 폭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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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시 만취 상태였다.

계속된 A씨의 폭행에 견디다 못한 소방관들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가정집 문을 두드렸다.

이들은 “잠깐만 도와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119예요”라고 말하며 “죄송한데 잠깐만 있을게요. 경찰 올 때까지만, 술 취한 사람이 폭행해서”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소방관 한 명은 십자인대가 파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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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2명의 대원이 하루도 쉬지도 못하고 계속 출동을 하던 중 취객에게 폭행당했다”라고 이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소방관 한 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셨고, 또 다른 한 명은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치료랑 재활하면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소방 당국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해당 부사관을 군 경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