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민간인이 대피해 있던 마리우폴의 극장을 폭격해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당하기 전 하늘에서 내려다본 극장 건물 양쪽에는 ‘어린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쓰여 있었다.
17일(현지 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있는 러시아군은 전날 주민 대피소로 쓰고 있던 극장까지 공격했다.
폭격 당시 극장에는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1,300명이 대피해 있었고, 130명이 구조됐다고 CNN은 전했다.
아이들이 있으니 이곳만은 제발 공격하지 말아 달라는 뜻으로, 하늘 위에서도 볼 수 있게 건물 양쪽에 ‘어린이’(Дети)라고 써 놓았지만 소용없었다.
도리어 러시아군은 글자를 표적 삼아 극장을 폭격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군이 글자를 못 봤을 리 없다며 대피소라는 걸 알고도 공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격으로 최소 수백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재난당국은 마리우폴 극장 잔해를 뒤지며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폭격이 계속돼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