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부에서 ‘이상 기류’가 관측되고 있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책임론이 거론됐던 군 수뇌부는 잠적했고, 한 최고위급 관료는 자진 사퇴 후 해외로 출국했다.
일각에서는 ‘내부 갈등 조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러시아 국방부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쇼이구 장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도한 인물이다.
쇼이구 장관은 2주 넘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1일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과 만난 뒤 모스크바 군 병원을 방문해 부상병에게 훈장을 수여한 게 마지막 일정이었다.
외신들은 그의 ‘실각’ 혹은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다.
논란을 잠재우고 싶었는지, 러시아 국방부는 쇼이구 장관이 등장하는 영상을 서둘러 공개했다.
영상에는 쇼이구 장관과 함께 종적을 감췄던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모습도 담겼다.
러시아 지도층이 모습을 감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인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근위대장도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크렘린의 군사 작전이 원하는 만큼 빨리 진행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거론한 뒤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러시아의 경제통인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 특별대표는 지난 23일 직을 내려놓고 터키로 출국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해 사퇴했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 지도부의 분열 조짐이 관측되면서 일각에서는 쿠데타의 가능성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