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로 숨진 20대 청년의 형은 독도경비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기상 악화로 동생에게 가보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리는 형에게 경찰은 헬기를 내주었다.
덕분에 형은 포항으로 가 동생의 마지막 길을 지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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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CBS 노컷뉴스는 숨진 채 발견된 해병대 출신 서 씨(22)의 형인 서 순경이 기상 악화로 뱃길이 막혀 육지로 갈 수 없게 되자 경찰이 헬기를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7일) 오후 5시 20분쯤 서 순경을 태운 헬기가 독도에서 출발해 오후 6시쯤 포항 공항에 도착했다”라며 “원래 같으면 기상 악화로 내일(8일) 오후가 넘어서야 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극적인 재난에 가족을 잃은 만큼 장례는 치르게 하는 것이 맞다는 배려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헬기를 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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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씨는 지난 4월 해병대 전역 후 텐트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9월에 성실성을 인정받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고 한다.
이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지 않고 있다가 정직원으로 전환돼 월급을 받은 뒤 엄마에게 말하려 했던 것으로 안다고 친척은 전했다.
서 씨의 사촌 형은 노컷뉴스에서 “(사망한 서 씨가) 취업에 성공한 뒤 명절에 보자, 밥 먹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렇게 됐다”라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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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 씨가 새벽에 차를 빼라는 방송을 듣고 독도에서 근무하는 친형의 차를 빼주러 내려갔다가 실종됐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형이 독도에 있어 못 오나 했는데 (경북) 청장이 헬기를 동원해 줘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갇혀 있던 9명 가운데 2명이 기적적으로 구조됐지만 7명은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