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나누는 삶을 살고자 했던 권은영(51)씨가 자신의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권은영(51)씨는 지난 6일 고려대학교안산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권씨는 장기기증뿐만 아니라 인체조직기증으로도 100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전했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 피부·뼈·연골·인대·혈관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장기이식과 달리 누구에게나 이식할 수 있다.
앞서 권씨는 1일 운동 중 갑작스럽게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에 따르면 권씨는 “죽으면 가지고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모든 것을 다 베풀고 가고 싶다”라며 2021년 7월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했다. 또 딸의 이름까지 ‘베푸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의 ‘시아’로 지을 만큼 늘 어려운 사람을 돕고 베푸는 삶을 살았다.
권씨의 좌우명은 ‘남과 나누는 삶’이다. 봉사활동을 실천하며 아프리카 후원 및 연탄 나르기, 장애인 센터에 가서 책 읽어 주기 등 봉사활동을 가족과 함께하며 가진 것을 나누면 희망이 되고, 나에게도 행복이 된다는 것을 실천했다고 한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권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대학 기자로도 활동했다. 졸업 후에는 삼성SDS 인사팀에서 근무했고, 일본 연수 중 만난 남편과 결혼해 1남 1녀를 두었다.
딸 김시아씨는 “엄마가 나와 동현(남동생)이에게 가르쳤던 ‘남들에게 베풀고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마음 잘 간직할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걱정 너무 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도 멋진 삶 잘 살았으면 좋겠어. 엄마, 사랑해. 그리고 보고 싶어”라고 말했다.
문인성 기증원장은 “나에게 풍족한 것을 나누는 것도 힘들지만, 나에게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나누고 가신 것에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