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하려던 4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26일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미성년자 약취 미수 등 혐의를 받는 A씨(42)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혐의는 형량이 더 무거운 납치 성추행 미수로 변경됐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7시 10분쯤 고양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10대 여학생 B양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범행 후 도주한 점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재범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라며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A씨가 B양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영장 기각 이후 B양의 가족과 이웃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며 탄원서를 작성했다.
B양 아버지는 언론을 통해 “같은 아파트 공간에 있고 저희가 피해자인데 더 피해를 볼 수 있게 됐으니까 너무 억울하다”라고 토로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도 법원의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영장 기각 17일 만에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에는 네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우선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B양을 납치하려던 이유가 추행에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또 체포될 당시 A씨가 휴대전화에서 무언가를 황급히 지운 흔적도 포착됐는데, 포렌식 결과 또 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됐다.
다른 여성을 직접 찍은 불법 촬영물 여러 개와 소지한 것만으로도 처벌받는 아동 성 착취물까지 보관하고 있었던 것.
A씨는 영장 기각 뒤 진행된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들을 인정한 거로 알려졌다.
미성년자 약취 또는 유인만으로도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 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지만,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던 법원.
이번엔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