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진하는 트럭에 깔려 간이 파열된 여중생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졌다.
사과 한마디 없이 당당하게 나오는 가해자의 태도는 지켜보는 이들의 공분을 불렀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에서는 당시 사고 현장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사고는 지난해 5월 14일 오후 6시경 전남 해남군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영상 속에는 통화하며 걸어가던 중학생 A양이 빠른 속도로 후진하는 트럭에 그대로 깔리는 모습이 담겼다.
A양의 아버지는 “간이 파열된 게 아니고 두부처럼 으스러진 거다. 트럭 바퀴가 깔고 넘어가서 그렇게 됐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사고 1년이 훌쩍 지났지만, A양은 눈을 뜨고 있어도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 아직도 트라우마 때문에 수면제를 먹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가해자인 20대 남성 B씨는 A양 가족과 도로 하나 놓고 마주 보고 사는 이웃이다.
주류배송을 하는 B씨는 당시 횡단보도 위에 역방향으로 트럭을 세워놓고 물건을 싣고 출발하려다 사고를 냈다.
A양 아버지는 사고 이후 자식 키우는 입장을 이해해 합의서를 써 줄 생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 부모가 찾아와 합의서를 써달라고 요구했고, A양 아버지는 아직 A양이 병원에 있으니 합의는 천천히 하자고 제안했다.
이 말에 가해자 부모는 “합의서만 써 주면 되는데 인생 그따위로 살지 말라”며 화를 내며 돌아갔다.
B씨에게 연락하니 “아버지가 교도소 들어갔다 나오라고 한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A양 아버지는 “정말 모든 걸 동원해서라도 내 앞에 무릎 꿇려서라도 사과받아야겠다. 우리 딸 앞에 앉혀놓고 ‘너 잘못했으니까 사과해’ 그런 말 할 힘이 없다는 거, 그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라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영상을 본 이수근은 “너무 뻔뻔하다. 제가 아빠라면 할 수 있는 것 다 해서 가장 큰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분노했다.
규현 역시 “사과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라며 가해자들의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 사건은 중앙선 침범사고냐 후진 사고냐가 문제가 됐다. 중앙선 침범사고는 12대 예외 사유로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형사처분을 받는다. 검사는 중앙선 침범사고로 기소했다. 법원은 이를 인정하고 ‘금고 4월에 처한다’고 판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가 법정구속을 하지 않아 합의의 여지를 남겨뒀다고 전하며 “잘못을 사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