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82만명 개인정보 팔아 292억 벌었다

By 이서현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5년 동안 80만 명분의 개인 정보를 판매해 300억에 가까운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토스는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토스 앱 내 보험상담을 신청한 82만명분의 개인정보를 법인 보험대리점과 개인 보험설계사에 등에 판매해 290억 2000만 원을 벌었다.

연합뉴스

토스는 약관 등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동의를 받았고, 2020년 이후에는 개인정보 판매업을 함께 시행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얻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마이데이터는 금융뿐만 아니라 관공서, 병원, 커머스 등 여러 기관에 흩어진 개인 정보도 개인이 동의한다면 제3의 업체에 전달해 새로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고객데이터를 오남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토스의 고객 데이터 판매사건으로 현실화됐다.

연합뉴스

토스는 지난 6월 앱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1건당 6만9000원에 판매한 것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토스 이용객 1700여명의 데이터가 약 600명에 달하는 보험 설계사들에게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미리 고객들에게 동의받았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유료로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따로 고지하지 않았고, 이를 알게 된 기존 이용객들은 분노했다.

황 의원실 측은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 약관을 확인하지 않거나, 관련 내용을 잘 모를 수 있어 이용자 보호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마이데이터가 본격 시행된 만큼 유사한 사례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토스를 포함해 33개 금융사가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했고, 개인의 민감한 금융 정보를 합법이라는 구실로 팔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금융사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장사에 대한 제동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황 의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파는 경우 유상 판매 여부와 대가를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하는 취지의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한편, 기업이 개인정보를 판매해 논란이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EBS와 홈플러스, 롯데홈쇼핑 등도 개인정보 수천만건을 팔아 수천억원대 수익을 얻었지만,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