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에서 앞선 차량에 불이 붙은 것을 본 아버지와 중학생 딸이 진화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여중생의 터널 화재 초기 진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고 차량의 주인 A씨는 불이 난 자신의 차량 진화를 도운 중학생과 그의 아버지의 선행을 알렸다.
글에 따르면 추석 연휴 다음 날인 지난달 13일 오후 4시쯤 A씨는 용인서울고속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타는 냄새를 맡았다.
A씨는 ‘차에 불이 난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서행하며 차를 정차할 곳을 물색했다.
그동안 다른 차량은 A씨 차를 추월했지만, 흰색 차는 계속 A씨 차를 따라왔다고 한다.
A씨 차는 결국 수원시 영통구 길마재터널에서 모든 기능이 정지되면서 정차했다.
A씨가 차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우측 뒷바퀴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
그 순간 A씨 차를 뒤따라오던 차에서 40대로 보이는 남자와 10대 여학생이 내렸다.
차의 우측 뒷바퀴는 이내 붉은 빛이 타오르고 있었다.
A씨는 차량이 폭발할까 두려워 뒤로 물러났지만, 남성과 학생은 터널에 비치된 소화기 5개를 사용해 진화에 나섰다.
폐쇄적 구조인 터널에서 화재 사고 발생 시 유독가스와 연기로 인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다행히 두 사람의 도움으로 위험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A씨는 “제가 부녀의 입장이라면 불이 난 차에 가까이 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들의 행동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상황이 정리된 후 어렵게 받아낸 전화번호로 감사 인사를 드렸다. 조그만 선물이라도 하고 싶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으나 극구 사양하셨다”라며 부녀의 정보를 알리기도 했다.
A씨는 이 남성이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단원이고 여학생은 한 국립예술중 재학생이라며 “남성분이 속한 직장에라도 이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올린다”라고 전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침착하게 소화기를 찾아 불을 끈 부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대형 사고를 막은 부녀 정말 대단하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이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