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견’ 경태·태희의 견주인 CJ대한통운 택배기사 A 씨가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A 씨는 SNS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했다.
앞서 A 씨는 SNS를 통해 반려견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수술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거듭 후원을 요청했다.
A 씨는 ‘천원 릴레이’에 동참해달라며 “저 혼자 몸이라면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아픈 아이가 둘이니 정말 힘이 든다. 천원 릴레이 한 시간만 해주시면 투명하게 잔고를 공개하겠다”라고 호소했다.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후원금은 빠르게 모였다. 한 사람당 천 원에 불과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모여 큰돈이 됐다.
A 씨는 후원금의 20%를 제외하고는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속과 다르게 통장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A 씨는 경태와 태희의 이모티콘과 굿즈를 판매한다는 홍보 게시물을 올렸다. 이번에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며 “굿즈 판매 수익금은 모두 치료비로 사용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날엔 누군가 택배 화물차를 박고 도망가 일을 쉬어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또 도움을 요청하며 자신의 계좌번호를 적어뒀다.
후원 글이 잦아지자, 몇몇 누리꾼들이 ‘후원금 횡령’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곧 A 씨가 카페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후원금을 요구했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오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누리꾼들은 후원금이 경태와 태희에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증명하라며 “영수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끝내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A 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모두 지우고 결국 계정을 삭제했다.
한편 A 씨는 지난 2020년 12월 조수석에 몰티즈 종인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아 유명해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