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 여권 첫 장에 적힌 문구를 보고 펑펑 운 이유(영상)

By 이서현

많은 사람이 여권을 만들지만, 그 여권을 자세히 들여다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대한민국 여권을 받아든 한 탈북민은 여권의 첫 장을 보고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지난해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에서는 탈북민 신은하가 탈북 후 대한민국 여권을 받고 펑펑 울고 만 친언니의 사연을 공개했다.

당시 신은하는 대한민국으로 완전히 넘어오기 전 가족들과 중국 산속에 숨어 4년 정도를 살았다고 밝혔다.

그렇게 살다가 ‘대한민국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떠난 시간부터 한국에 도착한 시간까지 합치면 1년 정도가 걸렸다고 털어놨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탈북 후 대한민국 여권을 받은 언니 신은희 씨가 펑펑 운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바로 여권을 펼쳤을 때 나오는 첫 장에 이렇게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대한민국 국민인 이 여권소지인이 아무 지장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신은하는 “대한민국 오기 전까지는 인간 이하 대접받으며 살았는데 그런 당부를 보고 나를 지켜주는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에 감동받는다”고 언니의 심경을 대신 전달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후 눈물을 쏟은 당사자인 신은희가 직접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두 자매는 유튜브 영상을 함께 촬영하며 제주도 여행을 가려고 여권을 챙기려던 일화를 시작으로 여권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신은하는 “여권하면 나를 보호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핍박과 천대를 받지 않아도 된다”라며 “야, 아무리 천대 해봐라. 나 대한민국 여권 있거든”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나라 없는 설움을 몇 년 동안 겪었던 두 사람이기에 여권의 소중함은 남다르게 다가갔다.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중국에서 숨어 살 때 신은희는 아르바이트하다 중국인 동료의 신분증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기도 했다.

사장은 그의 가방을 뒤졌고, 연락을 받고 달려온 아버지 앞에서 그의 뺨을 때렸다.

결국 신분증은 찾았지만 중국인들은 가족을 공안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들에게 무릎을 꿇고 빌면서 사정했고,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그렇게 간절했던 신분증과 여권을 대한민국에 와서 받게 된 것.

신은희는 “여러분은 그 여권 맨 앞장에 뭐라고 쓰여있는지 아마 안 보셨을 거다”라며 첫 장의 문구를 그대로 외워서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걸 몇십번을 읽었는지 모른다”라며 “우리는 밤마다 이걸 꺼내 보면서 ‘대한민국이 우리를 보호해 준다고 한다’라며 울컥울컥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통역 관련 일 때문에 여권을 받았고 중국을 방문하게 됐다.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신은하는 “북한 사람일 때는 개돼지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여권을 든 순간 진짜 인간이다. 존엄성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너무 뿌듯하고 중국 사람들 앞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신은희는 공안에게 길을 물어볼 때도 여권을 보여주면서 당당하게 물었다고 한다.

이를 듣던 신은희는 친구들과 캄보디아 여행을 갔을 때 사실 북한식당까지 방문했었다고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유튜브 채널 ‘신은희TV’

살짝 무섭고 떨리기는 했지만 주머니에 대한민국 여권이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렇게 식당에서 냉면도 먹고 대동강 맥주를 마시고 또 직원들과 사진까지 찍었다고.

처음 듣는 이야기에 신은하는 경악했고 “엄마 아빠 알면 넌 큰일 났어”라고 놀렸다.

시청자들은 “여권 첫 장 읽어주시는데 눈물이 나네요” “진짜 여권 문구 신경 써본 적도 없는데” “한국 여권 파워 짱이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이 목숨걸고 싸워주셨나 생각하게 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