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올레나 시도르추크가 자국 대통령을 비판한 MBC 방송에 분노했다.
올레나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 뉴스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영상을 만드는 게 부끄럽지도 않냐. 곧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거 알겠는데, 다른 나라에 대한 여론몰이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진짜 아닌 것 같다”라고 글을 썼다.
이어 “원하는 그림만 보여주고 일부 팩트만 이야기하면서 ‘우크라이나처럼 되지 않게 선거를 잘하자’는 메시지를 푸시해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언론사가 할 짓이냐?”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앞서 MBC 공식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위기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지난 2019년 정치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에서 대통령이 된 드라마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아마추어 같은 그의 정치 행보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설명이 더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코미디언 출신으로 2015년 드라마에서 청렴한 대통령을 연기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어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2019년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됐다.
올레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을 언론사가 알고 있나?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알면 우리한테 알려주지 왜”라며 “아마추어같은 젤렌스키의 정치 행보가 비판을 받고 있다? 누구한테 비판을 받고 있는데”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나. 2022년 언론의 행태가 마치 80년대 독재정권 뉴스에서 나올 법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라며 “젤렌스키를 지지하고 투표한 우크라이나 국민 72%가 바보라고 생각하나? 오만이 가득한 언론사의 이러한 영상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그가 코미디언이지만, 마치 본업이 코미디언 같은 우크라이나 정치인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라는 생각도 덧붙였다.
올레나는 “지금 상황에서 젤렌스키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고 올바른 정책 덕분에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어느 때보다 통합됐다”라며 “프레이밍도 적당히 하는게 능력이다. 개인 유튜브도 아닌 언론 매체인데 언론인답게 중립적으로 뉴스를 보도해라. 이런 행위는 정보에 대한 근거없는 언론이라는 탈을 씌운 가짜뉴스에 불과하다. 최소한 새로운 정보를 얻는 시청자들을 위해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하며 그것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예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올레나가 비판한 해당 영상은 이날 삭제됐다. 유튜브에서 먼저 비공개 처리가 됐고 이후 MBC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됐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해외대피 지원을 거절하고 장관들과 함께 키예프에 남아 항전하고 있다.
앞서 24일 열린 EU 화상회의에서는 유럽 정상들에게 “지금이 살아있는 나를 보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