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이 있다.
“그 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겠으면 니가 바로 그 호구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A 씨는 지인에게 아주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도박판에 들어오면 카드 패를 볼 수 있는 특수제작 콘택트렌즈를 제공하겠다는 것.

A 씨는 돈을 쉽게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제안을 수락했고, 2020년 11월 17일 충북 진천군의 한 펜션에서 5~6명으로 구성된 도박판에 참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돈을 따기는커녕 잃기만 했다. 첫날에만 1억 원 넘게 잃었고, 4일 만에 3억 2천5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잃었다.
열흘 뒤, 진천군 한 찜질방으로 장소를 옮긴 도박판에서도 A 씨는 역시 돈을 잃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A 씨가 바로 ‘호구’였다는 것.

A 씨를 제외한 모두가 한패인 전문 사기도박단에게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A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일당은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 결과, 사기도박 일당은 카드 배열 순서를 미리 조작한 ‘탄카드’를 사용했다. A 씨가 패를 보든 말든, 처음부터 승패는 결정이 난 상태였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은 사기와 사기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 씨 등 7명에게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1년6개월 실형에서 집행유예까지 선고했다.

재판부는 “각자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이고 교묘한 수법으로 도박사기 범행을 반복함으로써 거액을 편취했다”며 “피해를 회복하려는 진지한 노력도 부족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