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생적인 순대 공장의 실태를 담은 영상이 공개돼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지난 2일 KBS ‘9시 뉴스’는 대형마트나 급식업체, 분식집에 순대를 납품하는 A 업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만든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입수한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올해 초 순대를 제조하는 A 업체의 공장 내부를 촬영한 것이었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순대 공장의 환경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천장에서는 정체 모를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심지어 그 물이 떨어진 곳은 순대 속에 들어가는 양념 당면이었다.
업체의 전 직원은 꽝꽝 얼었던 배관이 녹으면서 물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순대를 찌는 대형 찜기 아래 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순대 껍질에 쓰이는 냉동 돼지 내장은 더러운 바닥에서 해동되고 있었다.
이런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직원들은 태연하게 주어진 일을 할 뿐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 관계자는 천장 누수와 공장 내부에 벌레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관계자는 “당시 만든 순대는 모두 폐기했고, 벌레는 전문 업체를 불러 모두 제거했다”고 해명했다.
취재진이 공개한 다른 영상에서는 찰순대, 누드 순대 등 이미 제조된 여러 종류 순대를 한데 갈아 넣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 제보자는 “업체가 판매하기 곤란한 제품을 새 순대의 재료로 사용해 재포장한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순대가 아니라 당일 만든 순대 가운데 터진 순대나 포장이 훼손된 제품만 갈아서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완제품 순대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갈아 새 제품을 만드는 경우에도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
한편 해당 순대 업체의 연 매출은 4백억 원으로, 대형마트와 분식집, 급식업체에 제품을 납품한다고 알려졌다.
순대 업체는 취재가 시작되자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공장에 대한 불시 위생 점검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