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날 현금 800여만 원이 든 가방을 버스에 놓고 내린 일본인 관광객이 버스기사의 발 빠른 대처로 가방을 되찾았다.
27일 KBS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씨가 운행하는 서울 간선버스 172번에는 일본인 관광객 3명이 탑승했다.
그중 한 남성은 짐가방과 함께 흰색 손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러다 남성은 의자에 손가방을 올려뒀다.
남성은 뒤돌아서 한눈을 팔더니 손가방을 깜빡하고 캐리어만 들고 내렸다.
분실물을 발견한 버스기사 이 씨는 빨리 주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가방을 들고 서울 노원경찰서 민원실로 갔다.
이 씨는 경찰관에게 “외국인 관광객의 유실물로 보이는데 회사 지침대로라면 주인에게 돌려주기까지 사흘이 걸리니 빨리 찾아달라”라고 부탁했다.
경찰은 주한일본대사관과 연락이 닿지 않아 가방 안의 소지품을 살피던 중 호텔 숙박카드를 발견했다. 경찰은 해당 숙박업체에 일본인 관광객의 신원을 요청해 연락처를 알 수 있었고, 약 1시간 30분 만에 가방을 돌려줄 수 있었다.
당일 출국을 앞두고 현금과 여권, 비행기 표 모두를 잃어버렸던 일본인 관광객은 “망연자실하던 중 한국인이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찾아줘 무사히 관광을 마쳤다”라며 이 씨와 한국 경찰에 감사를 전했다.
알고 보니 가방의 주인은 이날 출국 직전이었다. 이 관광객은 이 씨에게 사례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 씨는 극구 사양했다.
이 씨는 “우리나라에 관광 온 사람이지 않느냐. 일본인이고, 외국인이고. 그러다 보니까 한국인들에 대해서 이렇게 친절하고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노원경찰서는 이 씨에게 “외국인의 유실물을 습득해 신고하고 환부한 공이 크므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감사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