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가 ‘여장 남자’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아시안컵 본선 첫 진출에 성공한 이란 여자축구 대표팀의 골키퍼 조흐레 쿠다에이(32)가 최근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9월 2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렸던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경기에서 이란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요르단을 꺾고 사상 최초로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다.
특히 이란의 수문장 쿠다에이는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선방하며 이날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런데 쿠다에이의 활약이 뜻밖에 의혹을 낳았다.
두 달 뒤 요르단축구협회는 쿠다에이의 성별이 의심스럽다며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검증을 요구했다.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에서 요르단축구협회는 이란 여자축구 대표팀이 과거에도 성별과 도핑 관련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고 지적하며 쿠다에이가 ‘여장 남자’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5년 대표팀 선수 가운데 완전히 성전환하지 않은 ‘남성’ 선수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폭로된 바 있다.
이란 축구협회 징계위원장 모즈타바 샤리피는 성전환 수술 후 호르몬 치료 등 2년의 안정화 시기를 거쳐야 완전히 성별이 바뀌는데, 이 과정을 다 거치지 않은 선수가 대표팀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이란 매체 YJ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여자축구 대표팀에 성전환이 안 된 선수 8명이 있었다. 어떤 선수는 은퇴하는 날에야 자신이 아직 남성이라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쿠다에이의 ‘여장 남자’ 의혹에 대해 이란 대표팀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마리암 이란두스트 이란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14일 현지 스포츠 매체 바르제쉬3와의 인터뷰에서 “패배를 인정하지 않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피하려고 사전에 모든 선수의 호르몬 검사를 마쳤다. AFC가 요구하면 모든 자료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사자인 쿠다에이도 “요르단축구협회를 고소할 것이다. 난 여성이다. 이건 폭력”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