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던 한 초등학생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이가 있었다.
그 친구 덕분에 초등학생은 암흑 같던 시기를 잘 견디고 어엿한 성인이 됐다.
지난 5월 ‘하이머스타드’에는 ‘매일 방과 후 루미큐브 해주던 초6 담임쌤을 다시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의 주인공은 초등학생 시절 따돌림으로 힘들어했던 희원 씨였다.
“철수쌤, ‘쌤이 없었으면 제가 이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아직도 해요.”
희원 씨는 카메라 앞에서 고마웠던 철수쌤에게 영상 편지를 쓰며 초등학생 시절을 떠올렸다.
12년 전, 어머니가 친척에게 사기를 당하며 희원 씨의 가정형편이 힘들어졌다.
희원 씨는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머리도 잘 감지 못한 채 등교했다.
친구들은 은근히 무시하며 멀리했고, 희원 씨는 반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
희원 씨는 ‘이 세상에서 내가 없어져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학교를 빠지기 시작했다.
그때 만화 캐릭터 철수가 별명이라 ‘철수쌤’이라 불렀던 담임 선생님이 매일 방과 후에 루미큐브라는 게임을 같이 해줬다.
철수쌤이 희원 씨의 유일한 친구였다.
희원 씨는 “연락드리면 ‘귀찮아 하시지않을까?’ ‘저를 기억은 하실까’라는 생각에 못 찾아 뵀어요. 내년에 선생님이 돼서 꼭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그때 “희원아 안녕”이라고 음성이 들렸다. 스튜디오 옆방에서 희원 씨를 지켜보던 철수쌤이었다.
희원 씨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울음을 터트렸고, 그 모습에 선생님은 희원 씨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루미큐브에 얽힌 추억을 되짚었고 근황을 주고받았다.
졸업앨범을 챙겨온 선생님은 6학년 때 친구들과 연락이 되냐고 물었다.
희원 씨는 “없죠. 근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절 좋아해 주더라고요. 대학교에서 밴드부 회장도 했어요”라며 잘 지낸다고 말했다.
현재 희원 씨는 교대를 다니며 선생님을 꿈꾸고 있다.
선생님은 SNS를 통해 희원 씨가 교생실습을 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희원 씨는 “제 기억 속 초등학생은 영악하고 교활한데 가보니까 애들이 너무 예뻤어요”라며 “제 분에 맞지 않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정말 대단한 직업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선생님은 “네가 선생님 하는 게 너무 좋다”며 “네가 아픔을 알잖아. 그거 하나면 됐다고 봐. 아마 아파하는 애들을 그냥 보고 가지 않을 것 같아”라며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희원 씨가 힘들어할 당시 개입에 한계가 있어 함께 놀아주는 방법을 택했다고 털어놨다.
선생님은 “그게 네게 득이 됐으면 다행이다. 근데 그때는 참 힘들었을꺼야. 많이 힘들었지?”라고 물었다.
희원 씨는 “잘할게요. 반에서 소외되는 아이 없게 할게요”라며 “아니 있어도 루미큐브 같이할게요”라고 다짐했다.
선생님의 사랑으로 웃음을 찾은 희원 씨는 그 사랑을 또 다른 아이에게 고스란히 되돌려주지 않을까.
두 사람의 뭉클한 재회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 참스승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선생님이 되었구나” “개입하기 어려워서 그냥 같이 놀아주셨다니ㅠㅠ” “얼마나 뿌듯하실까” “진짜 저런 선생님이 계시면 따뜻하고 좋은 추억 하나가 원동력이 되어서 평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