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시작한 12살 초등학생의 ‘여섯 줄짜리’ 시

By 윤승화

여기 한 초등학생이 쓴 시가 있다.

 

안 아프다

나는 그 애만 보면
무조건 놀린다.
아니면
무조건 때린다.
그러면 그 애도 나를 때린다.
그때는 아프지가 않다.

책 ‘쉬는 시간 언제 오냐’ / 온라인 커뮤니티

짧은 여섯 줄. 단 세 문장.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잔잔히 회자되고 있는 윗글은 지난 2012년 출간된 책 ‘쉬는 시간 언제 오냐’가 원출처다.

전국초등학교국어교과모임이 직접 초등학생 아이들의 작품을 엮어 만든 책으로, 여기에 수록된 ‘안 아프다’는 당시 장곡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던 12살 홍승기 군이 쓴 시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MBC ‘단팥빵’

사고를 당하듯 풋풋한 첫사랑을 맞닥뜨린 소년은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줄 몰라 짓궂게 장난만 쳤을 테다.

놀리거나 꿀밤을 먹이거나, 그렇게 장난을 치면 소녀는 저 또한 소년을 마주 때려주었을 것이다.

“그때는 아프지가 않다”는 소년의 진짜 마음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