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견한 것 중 가장 멀고, 가장 오래된 물의 흔적이 128억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발견됐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알마(ALMA) 망원경을 이용해 고대 은하 ‘SPT0311-58’에서 물(H₂O) 분자의 흔적을 찾아냈다.
빅뱅으로부터 7억8000만 년 후 생성된 이 은하는 지구로부터 128억 광년 떨어져 있는데, 즉 현재 지구에서 관측하고 있는 것은 128억 년 전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재이온화 시대'(Epoch of Reionization)로 불리는 시기로, 이때 최초의 별과 은하가 탄생했다.
이 은하에서 물이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우주 초기 8억 년 만에 처음 별이 생겨나고 사라지면서 ‘물 분자’가 생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헬륨(He)이나 수소보다 무거운 원소는 별이 수명을 다하면 중심핵에서 융합된다.
연구진은 이를 빅뱅 당시 형성된 우주 최초의 분자로 여겨지는 수소 이온화 헬륨(Helium hydride ion)에서 더 복잡한 분자가 매우 빠르게 만들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물의 생성은 또 다른 지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SPT0311-58로 알려진 한 쌍의 은하에서 분자 가스에 관한 알마 망원경의 고해상도 관측을 통해 두 은하 중 큰 쪽 은하에서 물과 일산화탄소 분자를 모두 발견했다”면서 “특히 산소와 탄소는 1세대 원소이며 일산화탄소와 물의 분자 형태에서는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생명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은하는 지금까지 발견된 초기 은하 중에서 가장 커서 가스와 먼지도 많다. 이는 분자 관찰을 더 쉽게 한다”면서 “물 분자와 같이 생명에 관여하는 요소가 초기 우주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더욱더 잘 이해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코넬대에서 운영하는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에 공개됐으며 곧 세계적인 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ApJ·Astrophysical Journal)에 실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