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치이고도 쓰러진 친구 챙긴 초등생들에…온정의 손길 내민 어른들

By 이현주

등굣길에 졸음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한 초등생 4명이 병원비를 직접 부담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향림원 동참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모금 운동 관련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YTN 뉴스 캡처

사고는 지난 25일 충남 금산에서 일어났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남성이 몰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로 돌진해 등교하던 초등생 4명을 덮친 것이다.

이 남성은 인근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유학생으로 확인됐다.

그는 감기약을 먹은 뒤 운전하다가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고를 당한 아이들의 병원비였다.

YTN 뉴스 캡처

외국인 유학생이 몰던 승용차는 의무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3000만 원 한도)만 가입돼 있어 아이들이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고를 당한 아이들은 모두 아동양육시설(보육원)인 ‘향림원’ 원생들로 부모의 보호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특히 차에 치인 학생들이 비틀거리며 의식을 잃은 다른 학생에게 서둘러 다가가는 현장 CCTV 영상이 퍼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YTN 뉴스 캡처

향림원 관계자는 “응급실에서 병실로 옮기는 과정에서만 병원비가 300만 원이 나왔다. 급한 대로 시설에서 병원비를 냈다”면서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아이는 다리와 발목 부분이 부러져 수술해야 하고 입원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보험료는 50만 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후 보배드림을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와 사회 각 계층에서 사고를 당한 초등학생들을 지원하는 모금 운동이 이어졌다.

YTN 뉴스 캡처

향림원 관계자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어 일반 사무 업무가 마비된 상태”라며 “모금액의 정확한 액수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또 중상을 입은 학생 2명 중 1명은 일반 병실로 옮겼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1명도 골절은 심하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향림원 측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라고 말했다.

YTN 뉴스 캡처

한편, 이번 사고를 낸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중앙선 침범과 제한속도 위반 등 행위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