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고액상습체납자 대부분이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 명단에서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소멸시효가 완성돼 공개명단에서 삭제된 고액 상습 체납자는 2만 9505명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이 내지 않은 체납액은 28조 8308억 원에 달했다. 전체 체납자와 체납액 중 각각 90.6% 수준이다.
특히 소멸시효 완성으로 공개명단에서 삭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작년 크게 늘었다.
보통 2천~4천명대였지만 작년에는 1만3천913명, 13조5천522억원 규모의 체납액이 삭제됐다.
국세청은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의 합계액이 2억 원 이상이면 고액 상습 체납자로 분류해 매년 신규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소멸시효가 완성되거나 체납액 일부를 납부해 공개대상 기준인 2억원 이하가 되면 명단에서 삭제될 수 있다.
소멸시효는 5억원 미만의 국세는 5년, 5억원 이상의 국세는 10년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징수권이 소멸된다.
결국 돈이 없다며 5~10년만 버티면 밀린 세금도 내지 않고 명단에서도 빠질 수 있다.
다만, 최근 5년간 공개명단에서 삭제된 28조8308억원이 모두 걷히지 못하고 증발하는 것은 아니다.
체납 1년이 지난 국세 합계액이 ‘2억원’ 이상인 경우여서 명단공개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소멸시효가 다 되지 않았다면 징수는 계속된다.
하지만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징수율은 누계 체납액 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4.88%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소멸시효 완성으로 공개명단에서 삭제되고 징수권까지 소멸된 고액상습체납자 상위 20명의 체납액만 1조원에 달했다.
송 의원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국민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