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49재를 앞두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참사가 일어난 장소 인근에 분향소를 차렸다.
영정사진을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한 가족들은 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14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태원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시민분향소에는 국화꽃만이 있던 기존 분향소와 달리 희생자 76명의 사진과 이름도 걸려있다.
얼굴 공개를 동의하지 않은 17명의 영정에는 이름만 공개됐고, 미처 동의를 구하지 못한 65명의 희생자 자리에는 국화가 든 액자가 놓였다.
유족들은 앞서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지침 하에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의 의사는 확인하지도 않은 채 영정도, 위패도 없이 설치되어 추모하는 시민들을 맞았다”며 “이제부터라도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희생자를 향한 진짜 추모와 애도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분향소 설치 이유를 밝혔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처음부터 정부에서 유가족들을 모아서 같이 슬픔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추모 기간 동안 시민들께서 꼭 오셔서 저희 아이들 이름 부르면서 추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시민분향소에 와서 사과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종철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 앞에 와서 ‘내가 잘못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정말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라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도 윤 대통령에게 “어찌하여 유가족과 싸우려고 하나”라며 “금요일까지 와서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보수단체는 분향소 설치에 반대한다며 유족들을 향해 목소릴 높이다 시민단체 관계자 등과 실랑이를 빚기도 했다.
한편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49일째인 16일(금요일) 저녁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이름의 시민추모제를 전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이 설치한 분향소는 이태원 참사 49재가 열리는 오는 16일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