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지하철에서 실종 아동으로 보이는 아이를 발견하고 미아 신고를 했다.
그런데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이 ‘관할 구역’을 따지며 서로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S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아침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안에서 한 아이가 추운 날씨에도 반소매와 반바지만 입은 채 발견돼 시민들의 걱정을 샀다.
당시 아이는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주변 시민이 아이에게 말을 건네자 아이는 “엄마가 때렸어요”라고 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제보자 A씨는 실종 아동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하철 문자 신고 번호를 찾아 연락했다.
그는 서울교통공사에 문자로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라는 문구와 함께 아이 사진, 열차 번호를 보냈다.
현재 위치가 4호선 ‘경마공원역’이란 사실도 알렸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교통공사가 “경마공원은 코레일 관할”이라며 “그쪽으로 문의하라”라고 답변한 것.
이에 A씨가 코레일 고객센터로 연락하자, 이번에는 관할 기관인 서울교통공사로 문의해달라는 답이 왔다.
코레일에 연락했을 때는 지하철이 ‘남태령역’에 진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4호선은 남태령역을 기점으로 관할 기관이 바뀌는데 선바위역까지는 코레일이 담당한다.
남태령역부터는 서울교통공사가 관할 기관으로 바뀐다.
두 기관이 아이의 상황 등은 묻지 않고 해당 역이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이다.
화가 난 A씨는 두 기관에 모두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결국 A씨를 포함한 다른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아이는 지구대로 인계됐다.
논란이 일자 두 기관은 SBS에 “문자 신고 시 화재, 응급환자 등 긴급 신고는 직통 전화로 의논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미아·실종 신고도 긴급 연락 범위에 포함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