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멸종위기종’ 보호 정책 시행으로 개체 수가 급증한 백두산 호랑이들이 민가로 내려와 중국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19일 방영된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에는 호랑이 출몰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중국 주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중국 헤이룽장성 미산에 있는 한 마을에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몸무게가 225kg에 달하는 거대한 백두산 호랑이였다.
논을 어슬렁거리던 호랑이는 그 옆을 지나던 차를 발견하고 그대로 돌진해 공격했다.
또 근처 옥수수밭에서 일하던 여성을 덮쳤다. 여성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팔에 큰 부상을 입었다.
10시간 넘는 시간 동안 마을을 배회하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호랑이는 마취총 5발을 맞은 뒤 생포됐다.
이후 한 달간 보호센터에 격리되어 관찰 및 검사를 받은 뒤, 몸에 위치추적기를 단 채로 자연으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호랑이가 다시 풀려났다는 소식에 불안해했지만, 보호센터 측은 백두산 호랑이가 멸종위기종인 만큼 붙잡아둘 수 없으며 안전에 대한 우려도 충분히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방사된 호랑이가 200km를 남하해 옌볜 왕칭현까지 이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이에 당국은 주민들에게 야간 활동 및 인근 산에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호랑이 출몰로 가축을 잃는 등 피해를 경험했던 주민들은 호랑이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멸종위기종 보전 정책 차원으로 여의도 면적 5천 배(146만ha)에 달하는 땅을 ‘호랑이·표범 국가공원’으로 지정했다.
이에 중국 북동부 지역 내 백두산 호랑이 수가 37마리까지 늘어나면서 일부 호랑이가 마을까지 내려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