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모녀에 이웃들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8일 JT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40대 남 모 씨와 17세인 고등학생 딸은 침대 하나, 책상 하나 놓으면 몸 움직일 공간조차 없는 고시원에서 3달째 살고 있다.
11년 전 이혼해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남 씨는 전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해 월 100만 원이 안 되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했다.
남 씨는 아르바이트했지만, 신장병 때문에 이마저도 포기해야 했다.
삶은 금세 바닥으로 향했다.
결국 남 씨는 살기 위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수원 지역 맘카페에 사연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맘카페에 올린 글에서 남 씨는 “얼마 전 전세 사기를 당했고 가까운 가족이란 사람들에게 갖고 있던 현금까지 전부 잃었다”라며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시골에서 6개월간 은둔 생활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중 ‘이러다 딸까지 망치겠다’는 생각에 딸의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기 위해 다시 18년간 살았던 수원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남 씨는 “가진 게 없으니 딸 데리고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쪽잠 자며 살고 있다”면서 “고시원 비용과 아이 고등학교 입학 준비를 하고 나니 주머니에 단돈 1만 1000원이 남는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며칠을 고민하다 겨우 글을 올린다. 부끄럽지만 자식은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뭐가 먹고 싶다고 말하는 딸을 보니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움 청하는) 글을 썼다”라고 적었다.
남 씨가 글을 쓴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해당 글을 본 이웃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한 것.
남 씨는 JTBC에 “위로와 응원들이 쏟아졌다. 밥주걱, 프라이팬, 생리대, 아이 스타킹…살면서 누군가한테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고 살았다”면서 고맙고 미안하고 꿈 같았다고 말했다.
도움 준 이웃들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경기 수원시 인계동에 사는 한 주민은 JTBC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이다. 조그만 힘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이웃들 덕분에 모녀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남 씨 딸은 “도와주신 거 꼭 잊지 않고 세상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