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부상을 안고 가나전에 선발 출전해 90분 정규시간을 모두 소화한 김민재(26·나폴리).
그가 경기 패배 후 대표팀 선배인 구자철에게 자책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유튜브 채널 ‘이스타TVxKBS’에는 KBS 해설위원으로 카타르를 찾은 구자철이 등장했다.
영상에서 구자철은 지난달 28일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경기를 분석하던 중 김민재에게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문자를 통해 “세 번째 실점에서 제 위치가 잘못됐기 때문에 골 먹은 것 아니냐. 냉정하게 얘기해 달라”라고 물었다고 한다.
구자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너무 슬프지 않으냐”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가나전에 2대 0으로 뒤지던 한국은 후반 13분과 16분 조규성이 연이어 골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23분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한 골을 내줘 2대 3으로 패배했다.
김민재가 언급한 세 번째 실점은 이냐키 윌리엄스의 실책이 가나의 찬스로 연결돼 골로 이어졌다.
김민재는 윌리엄스에게로 오는 공을 끊어내지 못한 것에 자책하고 있는 듯했다.
구자철은 “민재에게 ‘윌리엄스가 슈팅하려 했을 때 네가 바로 리액션했고, 윌리엄스가 슈팅했으면 너의 몸에 맞고 나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얘기해줬다”라고 말했다.
정말로 냉정하게 조언해준 것이다.
다만 구자철은 “저는 한 장면을 뽑아서 그 장면으로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며 “이 장면이 왜 나왔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구자철은 “이 상황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풀어서 그걸 해결해야 하는데 많은 감독은 한 장면을 갖고 이야기한다”라며 “이런 부분은 정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구자철은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과 멘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민재뿐만 아니라 지금 선수들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정상적인 컨디션과 멘탈로 포르투갈전에 나갈 수 있느냐를 봤을 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안 할 거냐, 이기지 않을 거냐고 했을 때는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며 “그게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해야 하는 숙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오는 3일 0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조 3위인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조 1위 포르투갈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