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5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가던 이집트항공 084편이 지중해 해상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66명이 전원 사망했다.
그동안 추락 원인을 놓고 테러설, 화재설, 기내 휴대전화 폭발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왔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6년 만에 기장이 피운 ‘담뱃불’이 화재를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프랑스 전문가의 사고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가 입수한 134쪽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전 기내에서 파일럿이 담배를 피웠고, 담뱃불이 조종실 내 고압 산소에 반응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2016년, 이집트에서는 기내 흡연이 허용됐다.
게다가 사고기의 산소마스크 스위치가 비정상적으로 설정돼 있었다는 것도 문제였다. 일반 모드로 설정되었어야 할 스위치가 비상 모드로 조작돼 있었고, 고압 산소가 배출된 것.
이륙 전 산소마스크 스위치의 위치를 확인했어야 했지만, 당시 조종사들은 이를 점검하지 않았다.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에는 산소마스크에서 산소가 배출되는 소리가 녹음됐다.
앞서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은 사고 원인으로 “조종실 화재가 가장 유력한 가설”이라며 “불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조종사들이 통제력을 잃은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화재의 원인이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이륙한 사고기는 이륙 후 약 3시간 30분 뒤 목적지인 이집트 카이로공항 도착을 35분 앞두고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10분 전만 해도 이집트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하던 이 비행기는 추락 직전 갑자기 90도로 좌회전하고, 다시 오른쪽으로 360도 선회하는 이상한 비행 궤적을 남겼다.
한때 이집트 당국은 예비 조사를 통해 테러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통상적인 테러와 달리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가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