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계속해서 변명을 늘어놓자 판사가 피고인의 입에 테이프를 붙이라고 집행관들에게 명령한 사건이 화제다.
이 사건은 지난 2018년 7월 법정에서 실제로 발생한 일로 최근 한 유튜브 계정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며 재조명됐다.
영상 속 주인공은 미국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카운티 법원의 존 루소 판사다. 루소 판사는 지난 2018년 7월 강도, 납치, 절도 등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프랭클린 윌리엄스(당시 32세)의 재판을 맡았다.
영상 속 윌리엄스는 루소 판사의 말을 끊어가며 계속해서 변명을 이어갔다. 이에 판사가 “그 입 다물어라. 차례가 되면 발언 기회를 주겠다”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윌리엄스는 듣지 않았다. 계속되는 윌리엄스의 발언에 재판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루소 판사는 집행관들에게 윌리엄스의 입을 테이프로 막을 것을 명령했다. 집행관들이 그의 입에 빨간색 테이프를 꼼꼼히 붙였고, 그제야 법정이 조용해졌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윌리엄스는 재판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엄청난 굴욕을 겪었다. 개처럼 취급당했다”라며 “내 가족들이 이것을 볼까 봐 너무 걱정된다. 내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고 느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루소 판사는 성명을 통해 “내 결정은 당신이 지속적으로 방해한 청문회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다른 모든 시도를 다 한 후 내려진 것”이라며 “당신의 폭력적인 범죄 행위로 인해 당신이 총구를 겨누고 있던 세 명의 피해자는 몇 년 동안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 했다. 당신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이 치유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재판을 계속 진행했다. 그 결정이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다. 그 점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계속되는 논란으로 루소 판사는 해당 재판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루소 판사는 “제가 맡은 재판이 다른 법조인과 함께 부지런히 일궈온 사법 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라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재갈’을 물린 선례가 있긴 하지만 지난 재판에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에서는 재판에 크게 방해가 될 경우, 판사 재량으로 물리적으로 피고인 입을 막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